2022 무꼬 수린 아니고,

2022. 3. 26. 17:35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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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에 너무 오래 살았음,

집주인에게 도배 안 해주면 다른 집으로 간다 했음.

그랬더니 냅다 해준다고 함. 너 같은 세입자 또 없다며...

아무튼,

그날은 집에서 못 잔다고 해서 불판 들고 텐트 들고 도망침.

결국, 돌고 돌아 사무실에서 고기 굽다 취하고 텐트 치고 잠.

너무 극단적이어서, 이제 둥글게 살 거라고 다짐했는데...

친구들은 여전히 극단적임.

굴 먹을래 물어봐서 그래라고 대답했더니

석화 10Kg와 가리비 10Kg가 화물택배로 왔음.

보낸 놈이나, 생각 없이 그래를 외친 나 자신이나...

아무튼 보관할 수가 없으니, 결국 다찌고 깠음.

20Kg 중 껍데기 무게만 19Kg인 듯...

새벽까지 철야작업을 했음.

쓰봉 10리터짜리 3개나 나왔음. 

작년에 마신 술이 깨기도 전에,

새해 첫날 여수로 튐.

가자마자 짬뽕으로 해장함.

흔한 동네 짬뽕집 뷰.

그래 새해 첫날이니 의미 있게 편백나무 숲을 감.

걸어가는 뒷모습이 우리네 아버지 같아서 짠한데,

내 친구임.

작년에 마신 술이 이제 깨기 시작함.

새조개 철이라서 새조개를 먹으러 갔더니 개비쌈.

이거랑 술 많이 먹으면,

내일 죽는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고,

또 알고 있었는데...

맛있다고 계속 먹다가 결국 내가 새가 됐음.

다음날 새벽,

그놈의 빨랫비누는 그대로 있었고

나는 첫 기차 타고 다시 서울 옴. 

여수 머문 시간은 19시간.

그리고 집에 도착해 하루 종일 방바닥을 붙잡고 속삭임.

그렇게 새해 다짐을 하고

며칠 후, 병원으로 감.

고장 난 무릎을 고칠 시간이 되었음. 개떨림.

 

역시, 병원 밥은 맛이 없음.

게다가 없는 보호자를 매번 찾아서,

간호사 선생님들 체크하러 오면

으레 보호자는 주차장에 갔다고 매뉴얼대로 대답함.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릴 때,

나도 모르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정말 크게 외침.

수술방에 모든 선생님들이 빵 터짐.

욕 안 한 게 어디임?

 

입원해 있는 동안,

나도 모르게 번뇌가 쌓여서,

가보고 싶은 섬 어플을 계속 검색함.

안 아픈 게 최고임.

세브란스 안녕~~~~

설날.

아버지와 거하게 술을 한 잔 했더니

세상이 온통 하얘짐.

몇십 년 동안 설날 최고 폭설임.

날렵한 턱선을 자랑하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시고르자브르종.

접때,

그 아저씨들 중에 한 아저씨가 장가를 간다고 해서 뭉침.

다 같이 모여서 검사하고 감.

아저씨들은 차에서 내리면 무조건 뭐다?

스트레칭임.

보기만 해도 시림.

겨울바다.

그렇지 점심은 생선찜이지.

그리고 숙소 이동.

짐 풀고 저녁 먹으러 감.

오고 가는 집게 속에 피어나는 우정임.

다시 숙소로 이동.

그리고 항상 그 메뉴.

아침은 황태.

이렇게 속초에 모여있던 시간 22시간.

이상하게 심심한데 재미있는 아저씨 모임임.

가장 이상적인 이상문학상 대상 이름.

불장난.

내년엔 가겠지?

그래서 아직도 백수린의 책은 안 읽고 있음.

그리고 그 아저씨가 장가감.

심지어 명동 성당에서 함.

졸지에 결혼식 증인에 당첨되어,

신부님 앞에서 결혼식 같이 즐김.

결론 -

가톨릭 결혼식은 앉았다 일어났다를 많이 한다.

겨울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어서

3월의 어느 새벽.

차를 몰고 산에 감.

내심 고쳐진 무릎의 베타 테스트도 감행하는 걸로.

서울 0도 

산 정상 영하 15도.

ㅇㅇ떨어져 나가는 줄.

작년 같은 눈꽃 밭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정말 가물긴 가물었음.

그래서 산불이 많이 났음.

아직 등산은 무리임을 깨달음.

가장 완벽한 그라데이션임.

2017년 어드메쯤.

레몬을 먹다가,

씨를 뱉어서 발아시킨 다음 종이컵에 묻어놓았는데...

그 레몬이 5년이 지나서 이렇게 커버렸음.

사실 이거보다 훨씬 더 컸는데,

내가 숱을 심하게 쳐버려서 이모냥 이 꼴임.

한국의 차디찬 겨울을 5년이나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넓은 곳으로 보내기로 했음.

비록, 갈 때는 종량제 봉투에 담겨 볼품없이 갔지만,

어쨌든 대자연으로 돌아갔음.

저 고사리 같은 손은 우리 아버지 손임.

겨울에 얼어 죽지 않도록 비닐하우스 쳐주기로 했고,

계약금도 드렸음.

아름드리 레몬이로 키우기로 결심.

쪽파 다듬다가, 뿌팟퐁커리 만듦.

꼬수린 앞바다 맛이 났음.

3년이나 못 갔음.

내년에는 가겠지? 

 

봄이 정점으로 향해가는 줄 알았으나,

갑자기 대설이 내림.

그래서 산으로 감. 사륜구동을 섭외해보려 했지만 없었음.

새벽에 올라가는데 엄청 미끄러짐. 그러나 꿋꿋하게 끌고 올라감.

사륜구동 살 거임.

 

다섯 시 반.

해뜨기 전.

장관임.

십 년 만에 아이젠을 끼었음.
십 년 만에 찾았는데 녹 안 슬고 잘 있어서 더 놀람.

해가뜸.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도망칠 준비하고 내려감.

어마어마함.

작년보다 더 멋짐.

 

 

셀카를 찍어보았음.

 

기약 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고,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음.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도 못함.

누구 말마따나,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요즘이다.

 

 

 

 

 

 

 

 

 

이제 막 벚꽃이 피려고 하는 봄 어느 날.

사진이 왔음.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얼어 죽지 말라고 하우스도 만들어주셨음.

계약은 잘 성사된 것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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