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가을.

2022. 11. 1. 12:53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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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벚꽃이 피고 지었음.

벚꽃이 지고 한참 뒤,

드디어 우리 아기자기한 밭에는 겹벚꽃이 피었음.

이제 꽃피는 날마다 가족끼리 삼겹살 굽는 날로 정했음.

이건 계획대로 됐음.

밭으로 간 레몬은,

그렇게 상추들과 동거하며,

꽃샘추위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겨냈음.

공식적인 출장으로 여수에 갈 일이 생김.

놀러만 갔지, 일하러는 처음 감.

가기 전에, 냉면을 성스럽게 접함.

일종의 뭐랄까 의식 같은 거임.

중간에 추부에 들러 짬뽕을 땡김.

이 맛에 운전함. 

공식적인 업무로 왔지만,

자는 곳은 똑같음.

새해 첫날이랑 바뀐 건 딱하나.

빨랫비누가 30년 정도 쓸 크기로 바뀐 거임.

나의 잠수기.

먹다 울었음.

회는 역시 잠수기임.

일하러 왔는데, 일을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됨.

송광사에 갔음.

불일암에 올라감.

똑같이 힘듦.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름답구먼.

송광사는 여기가 제일 이쁨.

내친김에 선암사도 가봄.

무늬만 기독교인의 절 탐방은 끝이 없음.

올라가는 길이 넓고 평탄함.

기가 막히게 이쁨.

송광사가 웅장하다면,

선암사는 아기자기함.

놀다 지칠 때쯤,

항상 먹던 장어탕 먹으러 감.

도대체 일을 언제 하라는 건지 아직도 연락이 안 옴.

이 집 

피라미드 맞음.

저 사과 아직도 안 썩고, 저러고 있음.

자꾸 일하지 말라고 해서,

물에서 제일 멋진 아저씨 만나러 감.

그리고 옥천사에 감.

사실상 거의 불교 신자임.

그리고 드디어 몇 년 만에 

지혜를 만남.

올해, 열여섯 살...

몇 번 만나러 왔는데, 한 번도 못 보다가

결국에 만났음.

시크한 저 시선처리가 매력적임.

건강해야 함!

홍어엔 막걸리임.

홍어 양과 가격에 놀람.

그런데 일은 언제 함?

너무 절만 돌아다녀서

높은 교회 주차장에 가서 야경 감상하고 옴.

사실상 뷰 맛집임.

그리고 드디어 일을 했음.

하루 생각하고 갔다가 근 일주일 있다 왔음.

여수천국,
불신지옥.

 

그리고 일본인 친구 부부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애기봉 구경감.

애기봉 겁내 좋아짐.

그리고 주말에 바쁜데 안 바쁜, 안 바쁜데 바쁜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같은 남자 셋이 모여서 양장피를 두 번이나 먹으러 감.

양장피는 역시 포천임.

슈퍼항체를 가진 줄 알았으나,

주중에 같이 지내는 남자가 코로나 걸려서 같이 걸림.

아.. 나는 지난 2년간 무엇을 위해 그렇게 몸을 사렸는가?

그해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산으로 토낌.

똑같은 남자 셋이서,

똑같은 차를 타고,

똑같은 곳으로 감.

도착하자마자 제일 처음 하는 짓은,

맥주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임.

그리고 닭을 구움.

새벽 한 시에 도착해서 신나게 굽고,

여섯 시에 자서,

여덟 시에 일어나서 밥 먹으러 감.

아직도 의문인 것은, 자주 보는데 왜 그렇게 수다를 떠는지 모르겠음.

정들어서 못 버렸는데...

이제 놓아주어야 할 때인 듯.

잠깐 잤는데 구멍 나서 벌레들이 나를 습격했음.

그리고 찾아간 내면의 어느 감자 전집.

진짜 감자만 들어갔는데, 맛있음.

이 집 막국수는 쏘쏘함. 

곱빼기는 통계란으로 표시해줌.

두 시간 자고, 밥 먹고

다시 산을 올라 비밀의 정원으로 감.

비가 많이 와서, 작년보다 물이 엄청 깊어짐.

게다가 물이 너무 차서...

들어가자마자 나옴.

온몸이 쪼그라들었음.

그리고 다시금.

굽기.

너무 두꺼워서 굽는데, 근 한 시간 걸림.

일 년 동안 어디 가서 못 구워 서러웠는데...

그렇게 굽다가 내가 숯이 되었음.

결론은 맛있음.

벌레들은 역시 날  좋아함.

사슴벌레는 그래도 귀여움.

거친 밭으로 유학 갔던,

나의 레몬나무는 시골 야채들의 특유의 텃세 때문에

다시 시골집 내부로 돌아왔음.

왼쪽은 외로울까 봐 화훼매장에서 입양해 온 친구임.

어쨌든 친구가 생김.

그리고,

정들었던 차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멀리 떠나보냈음.

그리고 새로 맞이한 차 트렁크에는 삽을 넣어놨음.

눈길 파헤치고 달릴 거임.

드디어 천도복숭아가 밭에서 나기 시작했음.

이전에는 작았는데, 이제는 제법 큼.

30년 뒤에 망고 자란다에 한표.

큰일을 도모한다며 만난 세 사람은,

물회를 먹고 여름을 마감했음.

한 그릇 먹자고 8시간 운전한 건, 안 비밀.

누군가가 준 모종 키우기 도구로 농사를 지었음.

상추와 치커리는 성공적.

무려 다섯 번이나 수확했음.

그리고 파종 시기가 늦었지만, 대파를 심었음.

늦으니까 안 자람. 

대파는 안성공적.

단풍이 들 무렵의 초가을.

2022년 무릎 3차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됨.

이러면 나가리임.

시월에 가장 좋은 날.

4차 베타 테스트 진행하러 갔는데,

산꼭대기에 눈 내리기 시작함.

새벽 4시에 출발해서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나 홀로 였지만,

30분 뒤 막바지 단풍 즐기려는 사람들이 관광버스에서 쏟아져 내림.

단풍도 알록달록 등산복도 알록달록.

온 세상이 츄파츕스임.

대한민국 사람들 진짜 부지런.

정말 열심히 놀아야 함.

해 뜨자마자 다시 돌아와

열심히 일함.

하루가 엄청 길고 김.

아~맞다. 4차 베타 테스트도 실패했음.

다시 암울해짐.

내 멋대로 사는 것이 힘든 일이란 걸 깨달았음.

세상은 눈치 볼 것이 투성이임.

그거 하나 마음대로 못하는 미물이었음.

2년간 하늘만 바라보다 결국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음.

 

섬에 가야겠음.

비행기 탈 때 신발 들고 타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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