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가을.
어김없이 벚꽃이 피고 지었음. 벚꽃이 지고 한참 뒤, 드디어 우리 아기자기한 밭에는 겹벚꽃이 피었음. 이제 꽃피는 날마다 가족끼리 삼겹살 굽는 날로 정했음. 이건 계획대로 됐음. 밭으로 간 레몬은, 그렇게 상추들과 동거하며, 꽃샘추위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겨냈음. 공식적인 출장으로 여수에 갈 일이 생김. 놀러만 갔지, 일하러는 처음 감. 가기 전에, 냉면을 성스럽게 접함. 일종의 뭐랄까 의식 같은 거임. 중간에 추부에 들러 짬뽕을 땡김. 이 맛에 운전함. 공식적인 업무로 왔지만, 자는 곳은 똑같음. 새해 첫날이랑 바뀐 건 딱하나. 빨랫비누가 30년 정도 쓸 크기로 바뀐 거임. 나의 잠수기. 먹다 울었음. 회는 역시 잠수기임. 일하러 왔는데, 일을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됨. 송광사에 갔음. 불일암에 올라..
2022. 11. 1.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