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겨울, 무꼬수린

2017. 12. 12. 13:43지금은 여행중/태국 THAILAND

공항에 갔는데

뭔 일요일에 출국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라운지에 자리가 없다.

뭐 그렇다.

나만 빼고 다 놀러 다닌 거다.

비행기도 만석임.

부지런히 놀아야겠다.

친구한테 새벽에 도착하니까

택시를 예약해서 보내랐더니,

미니버스를 보냈다.

새벽 세시 언저리에 톰네 방갈로에 도착.

그대로 기절.

(밑에 방갈로는 내 앞방임.)

비몽사몽 일어나서

주는 대로 먹고,

요놈이랑 하이파이브하고,

맥주 사러간다.

톰네 방갈로에서 공식적으로 훔쳐온 레몬 두 개.

섬으로 가는 길은

역대급으로 힘든 길이었다.

높은 파도와 함께

수많은 사람이 토를 했다.

내 앞에서는 앳된 부부가 편의점 까만 비닐봉지로 한가득 하는데,

안보고, 안들으려 애를 썼다.

그렇게 한 시간 거리를, 한 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섬에 도착.

웰컴 푸드는

교촌치킨보다 맛나다는 쑤린표 윙튀김.

진짜 맛있음.

(이후로 나올 때까지 매 식사마다 쳐묵쳐묵)

 

드디어 방에 도착

친구가 내가 주로 가는 올드 방갈로가 예약이 풀이라 해서

큰 거로 예약해준다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이딴 집을 예약해버림.

이 집으로 얘기할 것 같으면...

음....
 
그러니까...
 
7년 전에
 
아주 큰 태풍이 몰아닥쳤을 때
 
섬에 남아있던 모든 사람이 피신했던 집으로,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때 약 30여 명이 이 집에서 잤던걸로 기억되는 뭐 그런 집이다.
 

드넓은 거실과,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

화장실

안방,

안방 화장실,

건너방,

그리고 게스트룸까지...

그야말로 대저택이다.

심지어

서울에 쪼그려 사는 내 오피스텔보다 4배는 크다.

그렇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의도치는 않았지만

뭐든지 다 큰 것이 되시겠다.

(스태프들한테 아예 침대 커버도 씌우지 말라고 얘기함. 스태프들이 친구들 한 열 명 데려오는지 알았다함.)

그 흔한 여행의 허세샷.jpg

(암튼 하루에 다 읽다가 목에 경련와서, 지금 병원 다님. 책이 이렇게 위험한 물건임.)

구호식품 도착.

맛있음.

 

자신과의 대화 시간.

대화 도중 가려워서 긁으려 했으나...

나비 님이 나타나심.

언젠가 너도 예쁜 나비가 되겠지.

집이 크니까 아침에 대문 앞도 쓸어줘야함.

많이 빡셈.

다이어트 필요함.

볼 때마다 살이 점점 더 찜.

오빠 직업이 살을 빼주는 사람인데...ㅋ

먹고

또 먹고,

또 또 먹고,

결국엔 망나니가 됨.

집에 가다 노려 보시길래 정면샷 찍어드림.

좀처럼 빵을 입에 대지 않지만,

여기만 가면 그 흔한 식빵이 

숯불에 구우면 맛나단 말이지..

자, 새집으로 이사.

원래 내집이라고 생각될 지경임.

조잡하지만

아늑한 뭔가가 있어.

밤에는 소라게들 반상회하는 소리가 써라운드로 들림.

화장실도,

가끔식 찡쪽이 튀어나오는 오픈형이지만,

매력적임.

암튼 심신이 안정되는 구조임.

또 먹고,

부지런히 먹는거임.

키를 반납하기가 싫었다.

2017 쑤린 신상.

재활용 쓰레기통 우퍼 스피커.

쩌렁쩌렁함.

(미가 만들었음.)

얘도 여전히 잘있고,

이 형들도 잘 지낸다.

예술가들도 넘쳐나고,

밤에 너무 심심해서 

집앞 테라스 인테리어 함.

손재주 없는걸로...

노래도 부르고,

또 또 또 먹고,

또 또 또 또, 먹고

엄마가 꼬꼬마 싱글이었을때 부터 봤는데,

벌써 애가 이만함.

망했음,

저 바위를 보니

또 치킨이 먹고 싶다.

숨은 동물 찾기.

하늘다람쥐

뭐 그런 종류란다.

집으로 가는길...

개슬픔.

잘있어라.

바다에 한 번도 안 들어간 것은 안 비밀.

또 가면 되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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